2025년 4월 3일(목)
과테말라시에서 활동하던 ‘죽음의 해적들(Piratas de la muerte)’이라는 이름의 범죄 조직이 최소 23명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조직은 불법 택시(일명 ‘가짜 택시’)를 운영하며, 탑승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피해자에게 약물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의식을 잃은 틈을 타 귀중품과 카드 등을 탈취하고, 길가에 버리는 수법으로 범죄를 은폐해 왔다.
이 조직의 범행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과테말라시의 소나 3, 7, 10, 11, 12 지역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거리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으며, 초반에는 폭력의 흔적이 없었고, 외관상 일반 질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였다. 실제로 초기 부검 결과는 췌장염, 폐렴, 흡인성 질식 등 자연사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시신이 2주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발견되고, 피해자들의 외모와 복장이 일정하다는 점, 거리 노숙자로 보기에는 단정한 외양을 가진다는 점 등 이상한 점이 포착되면서 경찰은 연쇄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2024년 8월 24일, 한 희생자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 인근의 CCTV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었다. 영상에는 백색 Scion 차량이 멈추고, 한 남성이 차량에서 시신을 꺼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차량 번호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차체에 Chinautla 시청의 식별번호가 표시돼 있었다.
수사당국은 시청에 협조를 요청해 차량 정보를 확보했고, 이 차량의 등록번호가 다른 차량에 복수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용의자 차량을 특정하고 택시운전자를 추적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종결된 사건들도 재조사되기 시작했다.
검찰은 세 명의 생존자 진술을 확보해 범죄의 수법을 구체적으로 파악에 나섰다.
한 생존자는 사촌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낯선 이들과 어울렸고, 그들이 제공한 음료를 마신 뒤 기억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틀 후 정신을 차렸으며, 전혀 모르는 장소에서 깨어나 도보로 이동하다가 시민의 도움을 받아 귀가했다. 그러나 그가 깨어났을 때, 사촌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음료를 마신 후 의식을 잃고, 그 사이에 조직원들은 현금, 휴대폰, 카드 등을 훔친 후 피해자를 거리나 공공장소에 버렸다. 특히 많은 피해자가 생존한 상태로 유기됐으나, 외형상 노숙자로 오해받아 구조가 지연되었다.
검찰은 추가 독극물 검사 끝에 피해자들의 몸에서 클로나제팜, 클로르디아제폭사이드, 졸피뎀 등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과 항우울제인 퀘티아핀, 그리고 이소프로판올이라는 독성물질을 발견했다. 이 약물들은 고용량 섭취 시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모두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매가 불가능한 전문의약품이다.
범죄조직은 피해자의 휴대폰과 신분증, 은행카드 결제를 이용해 돈을 강탈하였으며 때로는 Q40(약 7천 원)부터 최대 Q18,000(약 320만 원)까지 다양한 금액을 결제했다. 검찰은 이 조직이 총 Q175,000(약 3,100만 원) 상당을 불법 취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카드 사용 기록을 추적한 결과, 과테말라시 소나 11·12, Mixco시 소나 8, 그리고 San Miguel Petapa에 위치한 특정 ‘바-레스토랑’ 네 곳에서 반복적으로 결제가 이뤄졌고, 이 업소들이 조직과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업소 대표들도 체포되었다.
검찰은 해당 범죄 조직이 최소 2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중 12명이 체포되었고,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물 중에는 가짜 택시 운전자 10명, 경찰관 2명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짜 택시 및 음주 관련 범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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